“17내가 율법이나 선지자를 폐하러 온 줄로 생각하지 말라 폐하러 온 것이 아니요 완전하게 하려 함이라 18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천지가 없어지기 전에는 율법의 일점일획도 결코 없어지지 아니하고 다 이루리라”[마 5:17-18]
예수께서는 율법을 폐하러 오신 게 아니라 완전하게 하려 오셨다고 말씀하셨고 또 율법의 일점일획도 없어지지 않고 다 이루리라 하셨습니다. 그런데 다음 말씀은 예수께서 율법을 폐하셨다고 말씀합니다. 이런 상충되는 점을 우리는 어떻게 이해하면 좋을까요?
“14그는 우리의 화평이신지라 둘로 하나를 만드사 원수 된 것 곧 중간에 막힌 담을 자기 육체로 허시고 15법조문으로 된 계명의 율법을 폐하셨으니…”[엡 2:14-15] (=롬 10:4)
“16율법과 선지자는 요한의 때까지요 그 후부터는 하나님 나라의 복음이 전파되어 사람마다 그리로 침입하느니라 17그러나 율법의 한 획이 떨어짐보다 천지가 없어짐이 쉬우리라”[눅 16:16-17] (=갈 3:19)
구약 율법은 다음과 같이 크게 2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째,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으로 대변(代辯)되는 본질적 율법이 있습니다.
“너는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네 하나님 여호와를 사랑하라”[신 6:5]
“… 네 이웃 사랑하기를 네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 …”[레 19:18]
‘부모자식보다도 더 하나님을 사랑하라(마 10:37; 눅 14:26)’, ‘아무것도 염려하지 말고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마 6:31-33)’, ‘하나님과 재물을 겸하여 섬길 수 없다(마 6:24)’, ‘용서하라(마 6:14; 막 11:25)’, ‘서로 사랑하라(요 13:34)’ 등이 이와 관련된 예수님의 명령입니다. 이런 예수님의 말씀들은 구약에는 없던 새로운 것이 아닙니다. 단지 구약 율법 중 본질적 율법에 관련된 것들만 재정립해서 말씀하신 것입니다.
둘째, 백성들의 신앙성장과 하나님 일의 수행을 돕기 위한 도구적 율법이 있습니다. 이에 대해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할례를 행해 하나님의 백성으로서의 정체성을 갖고, 안식일과 월삭(음력 초하루) 때에 정기적인 예배 모임을 갖고 말씀을 듣고 배우며, 또 각종 절기 때에는 예루살렘 성전에 가서 성회를 갖고 성도의 교제를 나누고 또 제사를 드려 자신의 죄를 자백하고 회개해서 죄 사함을 받으며, 레위인들에게 십일조를 드리고 가난한 이들에게 구제를 베푸는 것이 그 핵심입니다. 우리가 명심해야 할 것은 이러한 도구적 율법은 백성들의 신앙성장과 하나님 일의 수행을 돕는 도구일 뿐이라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에게 율법을 주신 주된 목적은 도구적 율법을 통해 죄를 깨닫고 신앙이 성장해 본질적 율법을 잘 수행하도록 하려 하심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본질적 율법은 전혀 행하지 않으면서 절기, 제사, 기도, 금식, 십일조 등과 같은 도구적 율법을 지키고 행하는 것을 의롭게 여기며 그것을 하나님을 섬기는 일이라 생각했습니다.
“2… 여호와께 예배하러 이 문으로 들어가는 유다인아 다 여호와의 말씀을 들으라 3만군의 여호와 이스라엘의 하나님이 이와 같이 말씀하시되 너희 길과 행위를 바르게 하라 그리하면 내가 너희로 이곳에 살게 하리라 4너희는 이것이 여호와의 성전이라, 여호와의 성전이라, 여호와의 성전이라 하는 거짓말을 믿지 말라 5너희가 만일 길과 행위를 참으로 바르게 하여 이웃들 사이에 정의를 행하며 6이방인과 고아와 과부를 압제하지 아니하며 무죄한 자의 피를 이곳에서 흘리지 아니하며 다른 신들 뒤를 따라 화를 자초하지 아니하면 7내가 너희를 이곳에 살게 하리니 곧 너희 조상에게 영원무궁토록 준 땅에니라”[렘 7:2-7]
“나는 인애를 원하고 제사를 원하지 아니하며 번제보다 하나님을 아는 것을 원하노라”[호 6:6]
“23… 외식하는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이여 너희가 박하와 회향과 근채의 십일조를 드리되 율법의 더 중한바 정의와 긍휼과 믿음은 버렸도다 그러나 이것도 행하고 저것도 버리지 말아야 할지니라 24맹인된 인도자여 하루살이는 걸러 내고 낙타는 삼키는도다”[마 23:23-24]
하루살이와 낙타는 둘 다 먹으면 안 되는 부정한 것들입니다. 하루살이는 걸러내고 낙타는 삼킨다는 것은 도구적 율법은 지키면서 더 크고 중요한 본질적 율법은 지키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예수께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신 것입니다.
“… 너희 의가 서기관과 바리새인보다 더 낫지 못하면 결코 천국에 들어가지 못하리라”[마 5:20]
하나님께서는 도구적 율법은 잘 지키면서 본질적 율법은 지키지 않는 이런 행위를 우상숭배와 같은 죄라고까지 하셨습니다.
“22… 여호와께서 번제와 다른 제사를 그 목소리를 청종하는 것을 좋아하심 같이 좋아하시겠나이까 순종이 제사보다 낫고 듣는 것이 수양의 기름보다 나으니 23이는 거역하는 것은 점치는 죄와 같고 완고한 것은 사신 우상에게 절하는 죄와 같음이라 왕이 여호와의 말씀을 버렸으므로 여호와께서도 왕을 버려 왕이 되지 못하게 하셨나이다”[삼상 15:22-23]
“2나 여호와가 말하노라 내 손이 이 모든 것을 지었으므로 그들이 생겼느니라 무릇 마음이 가난하고 심령에 통회하며 내 말을 듣고 떠는 자 그 사람은 내가 돌보려니와 3소를 잡아 드리는 것은 살인함과 다름이 없이 하고 어린 양으로 제사 드리는 것은 개의 목을 꺾음과 다름이 없이 하며 드리는 예물은 돼지의 피와 다름이 없이 하고 분향하는 것은 우상을 찬송함과 다름이 없이 행하는 그들은 자기의 길을 택하며 그들의 마음은 가증한 것을 기뻐한즉 4나 또한 유혹을 그들에게 택하여 주며 그들이 무서워하는 것을 그들에게 임하게 하리니 이는 내가 불러도 대답하는 자가 없으며 내가 말하여도 그들이 듣지 않고 오직 나의 목전에서 악을 행하며 내가 기뻐하지 아니하는 것을 택하였음이라”[사 66:2-4]
이렇듯 이스라엘이 도구적 율법만 행하고 본질적 율법은 행하지 않자 하나님께서는 예수님을 보내셔서 그들이 우상처럼 섬기던 도구적 율법들을 모두 폐하시고, 본질적 율법을 신약에 맞게 재정립해 주셨는데 그 구체적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예수께서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심과 부활하심을 통해 모든 그리스도인을 대표해서 할례를 받으심으로 구약의 할례가 폐해지게 되었습니다. 대신 그리스도인은 세례(침례)를 통해 예수 그리스도의 할례에 참여합니다(골 2:12-15).
“또 그 안에서 너희가 손으로 하지 아니한 할례를 받았으니 곧 육의 몸을 벗는 것이요 그리스도의 할례니라”[골 2:11]
둘째, 예수님의 보혈의 피와 부활하심으로 구약의 제사 제도가 모두 폐지되었습니다.
“염소와 송아지의 피로 하지 아니하고 오직 자기의 피로 영원한 속죄를 이루사 단번에 성소에 들어가셨느니라”[히 9:12]
“… 너희가 이 성전을 헐라 내가 사흘 동안에 일으키리라”[요 2:19] (=요 4:21)
“우리가 그의 말을 들으니 손으로 지은 이 성전을 내가 헐고 손으로 짓지 아니한 다른 성전을 사흘 동안에 지으리라 하더라”[막 14:58]
“그러므로 우리에게 큰 대제사장이 계시니 승천하신 이 곧 하나님의 아들 예수시라 우리가 믿는 도리를 굳게 잡을지어다”[히 4:14] (=히 3:1)
“그는 저 대제사장들이 먼저 자기 죄를 위하고 다음에 백성의 죄를 위하여 날마다 제사 드리는 것과 같이 할 필요가 없으니 이는 그가 단번에 자기를 드려 이루셨음이라”[히 7:27]
“그는 우리 죄를 위한 화목 제물이니 우리만 위할 뿐 아니요 온 세상의 죄를 위하심이라”[요일 2:2]
그래서 그리스도인들은 죄 사함을 받기 위해 희생 제사를 드릴 필요 없이 단지 예수님의 이름으로 하나님께 죄를 자백하기만 하면 죄 사함을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만일 우리가 우리 죄를 자백하면 그는 미쁘시고 의로우사 우리 죄를 사하시며 우리를 모든 불의에서 깨끗하게 하실 것이요”[요일 1:9]
그런데 이것은 불신자가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받는 죄 사함과는 다른 것입니다. 이것은 신자가 자신이 지은 죄를 하나님께 자백함으로 받는 죄 사함으로 구약 때의 희생 제사를 통해 받는 죄 사함과 동일합니다. 즉, 구약 백성들이 절기 때마다 성전에 가서 제사를 드리며 하나님께 죄를 자백하고 회개해 죄 사함을 받았듯이 우리 그리스도인들도 예수님의 이름으로 하나님께 죄를 자백하고 회개해야 죄 사함을 받을 수 있습니다. 예수 믿는다고 지은 죄가 저절로 사함 받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셋째,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멍에와도 같았던 도구적 율법을 다 폐하시고 본질적 율법을 재정립해 그것을 가르치고 전하셨습니다. 복음서만 대략적으로 살펴봐도 그렇습니다.
① 자신의 가족보다도 하나님을 더 사랑하라(마 10:37; 눅 14:26), ② 하나님과 재물을 겸하여 섬기지 마라(마 6:24), ③ 아무 것도 염려하지 말고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마 6:25-34), ④ 형제를 비판하거나 정죄하지 말고 용서하라(눅 6:37), ⑤ 형제를 사랑하는 자는 영생에, 사랑치 않는 자는 영벌에 들어간다(마 25:31-46), ⑥ 서로 사랑하라(요 13:34)
위 내용은 모두 본질적 율법인 하나님 사랑(①, ②, ③)과 형제(이웃) 사랑(④, ⑤, ⑥)에 관한 말씀인데, 이것을 행함으로써 영생을 얻을 수 있습니다.
“25어떤 율법교사가 일어나 예수를 시험하여 이르되 선생님 내가 무엇을 하여야 영생을 얻으리이까 26예수께서 이르시되 율법에 무엇이라 기록되었으며 네가 어떻게 읽느냐 27대답하여 이르되 네 마음을 다하며 목숨을 다하며 힘을 다하며 뜻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고 또한 네 이웃을 네 자신 같이 사랑하라 하였나이다 28예수께서 이르시되 네 대답이 옳도다 이를 행하라 그러면 살리라”[눅 10:25-28]
바울은 예수께서 도구적 율법을 폐하시고 자신을 드려 그것을 모두 이루셨다는 것을 계시를 통해 받았습니다(갈 1:11-12). 그래서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 것입니다.
“율법 안에서 의롭다 함을 얻으려 하는 너희는 그리스도에게서 끊어지고 은혜에서 떨어진 자로다”[갈 5:4]
여기서 말한 율법은 도구적 율법이지, 본질적 율법과 그것의 신약버전인 예수님의 말씀은 결코 아니라는 것은 지금까지의 말씀과 다음 말씀을 통해 분명히 알 수 있습니다.
“46너희는 나를 불러 주여 주여 하면서도 어찌하여 내가 말하는 것을 행하지 아니하느냐 47내게 나아와 내 말을 듣고 행하는 자마다 … 48집을 짓되 깊이 파고 주추를 반석 위에 놓은 사람과 같으니 큰물이 나서 탁류가 그 집에 부딪치되 잘 지었기 때문에 능히 요동하지 못하게 하였거니와 49듣고 행하지 아니하는 자는 주추 없이 흙 위에 집 지은 사람과 같으니 탁류가 부딪치매 집이 곧 무너져 파괴됨이 심하니라”[눅 6:4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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