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개혁(강의용)

17. 제어해야 할 우리의 마음 5 - 링겔만 효과

손마가 2022. 2. 14. 11:41

 

  우리는 어떤 집단이나 조직이 소수의 구성원일 때는 잘 운영되다가, 규모가 커지고 구성원이 많아지면 급격히 무너지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구성원이 많아지면 능력 있는 사람이 많을 것이고 더 잘 돼야 하는 데 왜 그럴까요?

  대개 집단에 속한 구성원의 수가 증가하면 이에 비례해 성과도 증가하리라고 기대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오히려 집단에 속한 구성원의 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1인당 공헌도는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나는데 이를 링겔만 효과라 합니다.

  1913년 독일의 심리학자 링겔만은 사람이 줄을 당겼을 때 그 힘의 정도를 측정할 수 있는 장치를 고안해 심리학적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그는 인간이 이기적이라는 전제하에 줄을 당기는 사람의 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줄을 당기는 전체 힘은 증가하지만, 개인당 발휘되는 힘은 오히려 줄어들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습니다.

  그는 각 사람에게 설치된 줄을 힘껏 잡아당기게 했습니다. 그들이 혼자서 줄을 당겼을 때 발휘한 힘은 평균 63㎏이였습니다. 그런데 2명이 함께 당겼을 경우 당기는 힘이 평균 118Kg이였다. 1인당 59Kg으로 혼자 당길 때의 93% 수준이었습니다. 또 3명이 함께 당겼을 때는 160Kg으로 1인당 53㎏정도였습니다. 혼자서 당겼을 때의 84% 수준으로 떨어진 것입니다. 놀라운 것은 8명일 때에는 합이 248Kg으로 한 명당 31㎏의 힘밖에 발휘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혼자서 당겼을 때의 49% 수준으로 급감했습니다.

  그의 이러한 이론은 후속연구들을 통해서 여러 차례 검증되었고, 육체노동뿐 아니라 정신노동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만약 여러분이 어떤 팀의 리더라고 한다면 팀이 좋은 성과를 내게 하려면 아마도 이 링겔만 효과를 최소화하는 것이 관건이 될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링겔만 효과가 어떠한 때 나타나는지를 알아야 할 것이므로 이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첫째, 링겔만 효과는 팀 내에서 개인의 책임소재가 불분명하거나 개인의 기여도에 대한 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때 나타납니다. 특히 팀의 규모가 크면 클수록 팀원 개개인에 대한 책임소재나 성과에 대한 평가가 어려워져 링겔만 현상이 더욱 심화됩니다. 이러한 때에 팀원들 사이에는 “나 하나쯤이야 어때”, “내가 하지 않아도 누군가는 하겠지”하는 심리가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둘째, 팀 내에서 자신의 존재 의미나 가치를 찾지 못할 때 나타납니다. 예를 들면 ‘나는 팀에 대한 기여도가 별로 없는 것 같다’라거나, ‘내가 없어도 팀은 별 지장 없이 잘 돌아간다’라는 식으로 자신의 가치가 낮게 평가될 경우 의욕저하로 이어집니다. 또 능력에 비해 주어진 업무가 너무 단순할 때도 나타납니다. 그러므로 리더는 개인의 능력에 맞는 업무나 과제를 맡기도록 해야 합니다. 그러나 이 문제는 개인적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개인의 능력이 부족해 중요한 업무를 맡지 못해서 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개인의 노력도 중요합니다.

링겔만 효과는 여러 가지 모습과 현상으로 나타납니다. 구성원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각 개인은 책임감을 덜 느끼게 되는 책임감 분산 현상, 혼자 있을 때보다 남들과 함께 하거나 집단에 속해 있을 때 더 게을러지는 사회적 태만, 팀 내에서 자신의 책임을 다하지 않거나 별 공헌을 하지 않으면서 팀이 이루어 놓은 성과만 나누려는 무임승차 효과 등이 바로 그것입니다.

  흥미로운 것은 두세 명만 있는 팀이나 심지어 부부 사이에도 책임감 분산 현상, 사회적 태만, 무임승차 효과가 생긴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이 갈등과 분열을 일으키는 주요 요인이 된다는 것입니다.

작은 조직을 잘 이끌던 이가 조직의 규모가 커진 후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는 것도 이에 대해 무지했거나, 알았어도 해결 방법을 몰랐기 때문일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면 조직 내에서 이러한 현상들을 최소화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선 부서에 인원을 투입할 때나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적절한 인원을 배정해야 합니다. 그리고 개개인의 능력에 맞는 적절한 업무와 역할을 맡기고 책임감을 부여함으로써 스스로의 가치를 발견하도록 해야 합니다. 또 조직원들에게 주인의식을 심어줘 방관자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하며 관심 받지 못하고 소외되는 일이 없도록 배려해야 합니다. 그리고 조직 전체의 성과와 구성원 개개인의 성과에 대한 평가를 동시에 하는 것도 좋습니다. 조직에 대한 개인의 공헌도가 분명하게 드러난다는 것을 인식하게 될 때, 조직원들이 책임감을 느끼게 되고 각자가 최선을 다하게 됩니다. 이와 같이 어떤 행위의 요인이 되는 동기나 의욕을 끌어내는 것을 동기부여라고 합니다.

  이러한 현상들을 없애기 위해서는 팀과 리더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그와 더불어 팀 개개인의 노력도 이에 못지않게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개인의 성향이나 성격이 이러한 현상들을 더욱 부추기기 때문입니다. 업무에 대한 노력 부족, 업무 능력 부족, 책임감 부족, 타인에 대한 배려심 부족,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인 사고 등이 바로 그것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팀 내의 다툼과 갈등의 주범이기도 합니다.

  “6게으른 자여 개미에게 가서 그가 하는 것을 보고 지혜를 얻으라 7개미는 두령도 없고 감독자도 없고 통치자도 없으되 8먹을 것을 여름 동안에 예비하며 추수 때에 양식을 모으느니라”[잠 6:6-8]

  이러한 문제는 죄인인 인간이 일을 하는 이상 어느 누구도 피해갈 수 없습니다. 믿는 이나 믿지 않은 이나, 성직자나 성도들이나, 교회나 세상 집단이나 모두에게 있는 문제들입니다. 평소 우리는 이러한 일들을 목격하면 그러한 사람들을 비난하고 욕하지만, 실은 우리도 그들과 조금도 다를 바 없는 죄인임을 깨달아야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작은 것에 충성되고, 남의 것에도 충성하는 이에게 큰 것을 맡기십니다.

  “10지극히 작은 것에 충성된 자는 큰 것에도 충성되고 지극히 작은 것에 불의한 자는 큰 것에도 불의하니라 11너희가 만일 불의한 재물에도 충성하지 아니하면 누가 참된 것으로 너희에게 맡기겠느냐 12너희가 만일 남의 것에 충성하지 아니하면 누가 너희의 것을 너희에게 주겠느냐”[눅 16:10-12] (=마 25:21,23)

  이를 논하기 전에 먼저 생각할 게 하나 있습니다. 바로 일의 경중에 관한 것입니다. 어떤 회사의 한 직원이 업무용 차를 타고 출장을 가다가 타이어에 펑크가 났는데, 다행히 스페어타이어가 있어 바로 교체를 했습니다. 그런데 원인을 보니 타이어가 심하게 마모되어 있었습니다. 진작 교체를 했어야 하는데 다들 남이 하겠지 하며 서로 떠넘겼고, 또 타기 전에 점검을 소홀히 해서입니다. 이럴 경우에는 부서장은 부서원들에게 주의를 주고 다시는 그러지 말라고 하면 그만입니다. 그러나 다음 일은 그렇지 않습니다.

  어떤 자동차 회사가 새로 개발한 자동차를 생산해 판매했습니다. 그런데 제작 결함으로 주행 중 사고가 날 위험이 있는 것으로 판명되어 판매한 자동차를 모두 리콜(recall)했습니다. 그로인해 그 회사는 막대한 손실을 입었고 대외 신뢰도에도 치명타를 입었습니다. 겉보기에는 설계부서나 테스트한 부서 그리고 생산 부서 모두 별 문제가 없어 보였습니다. 그러나 속내를 들여다보면 달랐습니다. 내가 아니어도 남들이 알아서 하겠지 하는 마음에 개인 간이나 부서 간에 서로 떠넘겼고, 개발 마감 시간에 쫓겨 점검을 소홀히 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회사가 휘청거릴 정도로 큰 손실을 가져왔습니다.

  위 두 사건의 동기는 같았다. 둘 다 남들이 하겠지 하는 마음에 서로 떠넘겼고, 점검을 소홀히 했습니다. 그러나 그로인한 결과는 확연히 차이가 났습니다. 이러할진대 작은 일에도 소홀히 하는 사람에게 중요한 일을 맡기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큰 낭패를 볼 것 아닙니까? 만약 여러분이 여러분의 것을 남에게 맡긴다면 누구에게 맡기겠습니까? 작은 것에도 충성된 자에게 맡기지 않겠습니까? 하나님도 그러하십니다.

  우리가 왜 작은 것에 충성되어야 하고, 남의 것에 충성하여야 하는지를 성경의 한 사례를 통해 생각해보겠습니다. 민수기 13~14장의 열두 정탐꾼 중 열 정탐꾼이 이것을 잘 대변해 주고 있습니다. 이들은 자신이 보고 느낀 것을 솔직히 말했을 뿐입니다. 그런데 그들의 이야기를 들은 이스라엘 백성들은 모세에게 반기를 들며 다른 지도자를 세워 애굽으로 돌아가자고 난동을 부렸고, 하나님 편에 섰던 여호수아와 갈렙을 돌로 치려했습니다. 열 정탐꾼의 동기만 본다면 그리 큰 잘못이 아닙니다. 그들은 단지 본인들이 보고 느낀 대로 말했을 뿐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결과를 보면 죄가 없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이들로 인해 온 이스라엘이 하나님을 거역하는 큰 죄를 범했고, 그로인해 이스라엘 백성들 중 성인은 아무도 가나안 땅에 들어가지 못하고 광야를 떠돌다가 죽어야 했습니다. 게다가 그들의 자녀들까지도 그들의 죄를 지고 광야를 40년 동안 유리해야 했습니다.

  이것이 주는 교훈은 작은 일에 성실치 못한 이는 큰일에도 성실치 못하고, 남의 것에 충성하지 못하는 이는 하나님의 일에도 충성하지 못하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이에게 큰일을 맡겼다가 열 정탐꾼 같이 자신뿐 아니라 공동체에도 큰 피해를 입히게 됩니다. 이러할진대 하나님께서 작은 것에 충성되지 못한 자와 남의 일에 충성하지 않는 자를 쓰시겠습니까? 따라서 우리는 평소 작은 것에도 충성되고, 남의 것에도 충성할 수 있도록 훈련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큰일도 할 수 있고 하나님의 일도 잘 할 수 있습니다.

  “… 맡은 자들에게 구할 것은 충성이니라”[고전 4:2]

  그런데 리더 입장에서는 어떻게 팀원들의 링겔만 효과를 없애느냐가 관건입니다. 필자는 현지에서 전통적 방식의 선교 외에도 캄보디아 현지 농인들을 고용해서 비즈니스 선교도 겸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링겔만 효과와 싸워야 할 때가 많습니다.

  어느 날 필자의 지인이 우리 식당에 양념 치킨을 주문해서 먹었는데 너무 짜서 물을 1통이나 마셨다고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이상하다는 생각에 담당 선교사에게 전달해 확인한 결과 담당 직원이 치킨 소스를 잘못 만든 것이었습니다. 소스의 어떤 재료를 10g을 넣어야 하는데 숫자를 잘못 봐 100g을 넣는 식의 실수를 한 것입니다. 문제는 이런 실수가 전에도 한두 차례 나왔다는 것입니다. 선교사는 담당 직원에게 가서 내가 주의하라고 몇 번을 얘기했는데도 또 그러냐고 하며 화를 냅니다. 그런데 그런 실수가 거기에만 그치지 않고 피자 만드는 직원에게서도 나오고, 다른 음식 만드는 직원에게서도 나온다는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선교사들은 스트레스를 받아 처음 실수하는 이들에게까지 감정적으로 대하게 됩니다. 그러다보니 직원들이 감정이 상해 식당을 퇴사합니다. 그러면 남은 직원이나 퇴사한 이나 남들에게 뭐라고 말하겠습니까?

  “저 사람들 아주 나빠! 내가 별 잘못도 안했는데 나를 미워하고, 걸핏하면 나한테 화를 내고 야단을 쳐!”

  사실 어느 정도 맞는 말입니다. 선교사 입장에서는 실수를 반복하면서도 고쳐지지 않는 직원을 보면 실수하지 않아도 미워지고, 보기만 해도 화가 치밀어 오르기 때문에 실제로 그렇게 대한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다음과 같이 되어 버립니다.

  “노하는 자는 다툼을 일으키고 성내는 자는 범죄함이 많으니라”[잠 29:22]

  사실 선교사들이 틀렸습니다. 직원들에게 화를 내고 야단을 치니까 그들이 바뀌지 않는 겁니다. 사람은 어떤 이유에서건 상대가 자기에게 화를 내면 마음이 상합니다. 그래서 열심히 하려고 하다가도 기분 나빠 그것을 하고 싶지 않습니다. 자기가 실수가 많다든지, 게으르든지, 무책임하게 일을 했다든지, 남에게 일을 떠넘겼다든지 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자신에게 화를 내고 심하게 대해 상처를 받았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죄인인 인간으로서 당연한 반응입니다. 그래서 자기네들끼리 이야기할 때 “여기는 우리 땅인데 왜 다른 나라 사람이 우리에게 그렇게 하느냐? 정말 나쁜 사람이다.”, “선교사들보다 스님들이 훨씬 인격이 나아. 기독교보다 불교가 더 나아.”는 식으로 나옵니다.

  선교사들 입장에서는 그런 직원들로 인해서 음식이 맛이 없고 서비스가 좋지 않아 손님들에게 불만이 생기고 또 손님들이 다른 이에게까지 나쁘게 말해 식당 매출이 줄고 운영에 어려움을 겪으므로 그런 직원들을 보면 화가 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화를 내어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고 도리어 다툼을 일으켜 하나님께 죄만 짓게 되었습니다.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형제에게 노하는 자마다 심판을 받게 되고 …… 미련한 놈이라 하는 자는 지옥 불에 들어가게 되리라”[마 5:22]

  “너희가 사람의 잘못을 용서하지 아니하면 너희 아버지께서도 너희 잘못을 용서하지 아니하시리라”[마 6:15]

  화가 나도 일단 참아야 합니다. 그리고 감정을 추스른 후 온유한 마음으로 말해야 합니다. “치킨이 너무 짜다고 손님에게 불만이 들어왔어. 지금 바로 양념 소스 새로 만들봐. (다 만든 후에) 맛을 보자. 어때 괜찮지? 이제 전에 만든 소스 가져와봐. (담당 직원이 맛을 본 후) 너무 짜지? 이렇게 짠데 그 손님이 다시 주문하겠니? 또 다른 사람에게도 여기 치킨 맛없으니 주문하지 말라고 할 것 아니야? 그러면 식당에 주문이 줄고 우리는 큰 손해를 보게 돼. (화를 내지 않지만 심각한 얼굴로) 실수하지 않도록 조금만 더 신경 쓰고 앞으로 조금만 더 주의하자. 응?”

  “형제들아 사람이 만일 무슨 범죄한 일이 드러나거든 신령한 너희는 온유한 심령으로 그러한 자를 바로잡고 너 자신을 살펴보아 너도 시험을 받을까 두려워하라”[갈 6:1]

  사실 이렇게 말한다고 해서 바로 나아지지 않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또 실수를 합니다. 그러나 그전보다는 실수가 현격히 줄어듭니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을 반복하고 실수 없이 잘하는 직원에게는 성과급을 주며 칭찬하니 다툼과 시비가 없어지고 놀랄 정도로 문제가 개선되었습니다. 그리고 선교사와 직원들 사이에 관계가 아주 좋아졌습니다.

  “분을 쉽게 내는 자는 다툼을 일으켜도 노하기를 더디 하는 자는 시비를 그치게 하느니라”[잠 15:18]

  필자는 선교사들에게 계속해서 이같이 교육했습니다.

  “우리는 그들에게 우리의 삶으로 그리스도를 전할 의무가 있는 사람이다. 화가 나도 그것을 드러내지 말고 마음을 다스려라. 그리고 실수한 직원에게 네 실수가 손님에게 피해를 주고, 팀에 피해를 주고, 다른 직원에게도 피해를 줄 수 있다는 것을 인식시켜라. 그리고 네가 조금만 신경 쓰면 실수하지 않고 잘 할 수 있다고 격려해줘라. 또 직원들의 근무 점수를 매겨 잘 하는 직원에게는 성과급을 주고 칭찬과 격려를 해주자”